| 한국도로학회장 박철우 강원대 교수를 만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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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5.10.20 | 조회수 | 432 |
스마트 기술과 산·학·연 협력의 혁신의 길을 열다 한국도로학회장 박철우 강원대 교수를 만나다 “노후 인프라와 기후위기라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힘을 모을 때” “학문과 산업의 다리 놓아, 도로산업 혁신을 견인할 것” □ 대한민국 도로산업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 국가기간산업의 중추로서 지난 반세기 동안 경제 성장의 대동맥 역할을 해온 도로망은 이제 심각한 노후화 문제에 직면했으며, 인구 감소와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로 인해 도로 투자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AI와 자율주행 기술이 도로의 개념 자체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 도로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비전을 듣기 위해 제25대 한국도로학회 회장으로 취임하여 활동 중인 박철우 강원대학교 교수를 지난 9월 19일 “도로분야 스마트기술 활성화 포럼”에서 만났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의 전문이다. Q. 회장님, 안녕하세요. 많은 분들이 잘 아시겠지만, 한국도로학회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네, 반갑습니다. 저희 한국도로학회는 1999년에 창립하여 지난 25년간 도로 분야의 기술 발전과 학문 증진을 위해 힘써온 국내 유일의 도로 전문 학술단체입니다. 국가기간산업 중 가장 기본적이고 경제활동에 근간을 이루는 SOC 분야로서, 연구와 학술의 아이디어를 산·학·연과 협력하는 핵심 허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학 교수님들과 연구기관 전문가들은 물론, 한국도로공사, 건설사, 설계사, 전문업체 등 현장 전문가들까지 약 4,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학술대회 개최뿐만 아니라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산학 공동 연구를 수행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Q. 회장님께서 진단하시는 현재 대한민국 도로산업의 현황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한마디로 과거 '빠르게, 많이' 건설하는 양적 팽창의 시대가 저물고, 이제는 '지속가능하고 스마트하게' 관리하는 질적 전환의 시대가 되었죠. 현재 가장 시급한 첫 번째 과제는 단연 인프라의 급격한 노후화입니다. 과거 압축 성장기에 집중적으로 건설된 도로들의 유지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한정된 정부 예산으로 유지관리 수요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두 번째로는 미래 기술의 현장 적용에 대한 노력이 더 필요하는 것입니다. AI, 디지털 트윈 등 혁신 기술의 논의는 활발하지만, 아직 현장에서 그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술이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도로의 안전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Q. 현재 도로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이슈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폭우, 폭설, 폭염 등의 이상기후 현상은 도로의 노화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그 결과 포장 균열이나 교량 부식 같은 결함이 늘어나고,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들면서 사회·경제적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예산이나 인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늘어나는 보수 수요를 따라잡는 것이 정부에서도 큰 문제점이겠죠. 따라서 효율적인 유지관리 예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도로 용량과 수도권 초집중 현상입니다. 특히, 일부 수도권 지역은 교통혼잡이 매우 심각하지만, 막대한 용지 보상과 환경 훼손 우려 등을 고려할 때, 기존 도로를 수평적으로 계속 넓히는 식으로는 용량 증대에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지하도로와 같은 입체적인 인프라 확충도 이슈라고 봅니다. Q. 도로 노후화 문제에 더해, 우리나라 도로 공급 수준이 OECD 국가 중 낮은 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상충하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A. 그렇습니다. 과거 우리나라 고도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도시 간의 간선도로망 위주로 투자가 집중된 결과죠. 하지만 빠듯해지고 있는 도로사업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신규 건설뿐만 아니라 기존 도로망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도시부에서는 지하도로와 같은 입체적 확충을 통해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교통 수요가 적은 지역은 기존 도로의 기능을 개선하고 안전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 입니다. 무엇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로사업 투자 평가 기준을 바꾸는 것이겠죠. 신설 도로의 경제성 분석뿐만 아니라, 기존 도로 개량 및 유지관리가 가져오는 사회적 편익, 즉 안전 증진, 혼잡비용 감소, 환경 개선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예산이 합리적으로 배분되도록 하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기술 측면에서 볼 때, 도로분야에는 어떤 변화와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미래 도로 기술의 방향은 무엇일까요? A. 도로산업에도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로 상태를 상시 점검하고 이상 징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기술로는 5G나 IoT 통신으로 차량과 도로가 정보를 교환하는 C-ITS 기술이나, 센서나 고정밀 카메라를 활용하여 실시간 교통량과 노면 상태 수집하는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죠. 최근 이슈인 AI를 활용하여 도로 위험 요소를 자동 감지하는 기술도 나왔죠. 이와 함께 친환경, 탄소중립 기술 역시 중요한 발전 축입니다. 저소음·배수성 도로포장, 제강슬래그를 활용한 아스팔트나 섬유보강 콘크리트 같은 신소재는 도로의 수명을 연장하고 유지비용을 절감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결국 미래 도로 기술은 디지털화, 지능화, 친환경화라는 세 가지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될 것입니다. Q. 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전환 기술이 도로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장벽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기술적으로는 데이터의 표준화와 통합, 그리고 공공재로서의 공유가 가장 큰 장벽입니다. 스마트 도로는 결국 데이터로 움직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도로 관리 주체별로 데이터 수집 방식과 형식이 달라 상호 호환이 어렵습니다. 전국 도로망을 아우르는 표준화된 데이터 플랫폼, 즉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여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제도적으로는 도로산업의 법적 위상 정립이 시급합니다. 철도나 물류 산업과 달리 '도로산업'은 법적으로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 않아 체계적인 정책 지원에 한계가 있습니다. '도로산업 발전지원법'을 제정하여 산업의 범위를 규정하고, R&D 투자, 전문인력 양성, 신기술 도입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Q. 도로산업 발전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제도적 과제를 언급해주셨는데요. 특히, 도로산업의 기술이나 투자가 효과를 내려면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여쭙겠습니다. A. 앞서 말씀드린 도로산업의 법적 위상 정립뿐만 아니라 미래 기술에 부응하는 법·제도 정비도 시급합니다. 자율주행차, 스마트인프라 등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속도에 비해 현행 제도의 정비 속도는 다소 더딘 편입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지원 인프라를 설치하려면 도로법령과 교통 규칙의 뒷받침이 필요한데, 기술 발전 속도만큼 법·제도와 사회적 수용성 확보도 중요합니다. 또한, 이 부분도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도로정책 측면에서는 신설 도로 위주의 투자평가체계를 개편해 노후 도로 개량이나 유지관리에도 충분한 예산이 배정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회적 가치와 안전을 중시하는 정책 기조에 맞게 예비타당성조사 등 평가체계도 개선되어야겠지요. Q.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다가오면서 '차'가 아닌 '도로'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도로 인프라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요? A. 맞습니다. 미래 도로는 차량과 끊임없이 통신하며 주행을 돕는 안전한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도로는 악천후나 사각지대, 돌발상황 등 차량 센서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든 위험 정보를 미리 알려주어 사고를 함께 예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도로의 기하구조, 표지체계, 통신 방식 등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정립해야 하며, 정부와 산업계, 학계가 긴밀히 협력하여 기술을 실증하고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도시 계획에서는 '완전도로(Complete Streets)'처럼 차량 중심에서 벗어나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 등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도로를 재구성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한국의 도시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A. 제가 알기로는 '완전도로'는 지역 공동체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공 공간이라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도로 다이어트'와 같은 기법을 활용해서 불필요한 차로를 줄여 확보된 공간에 자전거도로, 보행로, 녹지, 생활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것일 텐데요. 간선도로를 지하화하고 상부공간을 지역 주민에게 돌려주는 것도 비슷한 트렌드겠죠. 이는 교통안전을 높일 뿐만 아니라,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주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만, 지역 특성과 주민 소통을 통해 추진하는 지혜가 필요하겠죠. 우리 도로업계 종사자들도 이제는 교통량을 처리하는 전문가를 넘어,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 공간을 만드는 '공간 설계자'로서의 역할까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Q.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도로산업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A. 폭우, 폭염, 폭설 등 기상이변에 대비해 도로 인프라의 ‘기후 탄력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도로 배수시설의 설계 기준을 100년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고, 비탈면 붕괴를 조기에 감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입해야 합니다. 또한, 폐아스팔트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시멘트 생산 시 탄소 배출이 적은 저탄소 재료나 산업부산물을 활용하는 등의 노력을 추진하여 도로산업도 점진적으로 친환경과 탄소중립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Q. 도로 분야의 인력부족과 젊은 인재 양성 문제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닙니다. 회장님께서는 도로산업의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개선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우선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에서는 전통적인 토목공학 지식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미래 도로산업은 AI, 데이터 분석, 시스템 엔지니어링 역량을 갖춘 '융합형 인재'를 요구합니다. 대학 교과과정에 AI 프로그래밍, 통신 네트워크 과목을 필수적으로 가르쳐야 하며,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확대해야 합니다. 또한, 도로협회에서는 실무를 바탕으로 한 도로분야 스마트 기술교육을 산업계와 학계를 잇는 가교로서 추진해주셨으면 합니다. 미래 기술에 대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청년 인재들이 도로분야에서도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Q. 도로 사업은 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만큼, 지역 주민과의 소통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이러한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며, 국민의 신뢰를 얻고 사회적 갈등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A. 우선 소통 강화를 위해 첫째, 계획 초기 단계부터 주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투명성을 높여야 합니다. 그리고 딱딱한 공학용 용어 대신 “이 오래된 다리를 보수하면, 폭우와 폭설에 끄떡 없습니다”와 같이 구체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로 다가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공약한 SOC사업 리스트를 성실히 이행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국민의 신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도로학회 회장으로서 바라는 도로산업의 미래 비전과 포부를 말씀해주십시오. A. 제가 꿈꾸는 미래는 기술 혁신을 통해 정체된 도로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교통사고 사망자 제로(Vision Zero)를 실현하는 안전한 도로,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친환경 도로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상에 한걸음이라도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도로협회와 협력하여 우리 학술인들의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우리 한국도로학회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학문적 통찰을 더해서 세계 스마트 도로 시장을 선도하는 'K-로드' 강국이 되는데 일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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